140823 연희동 삭

동네에서 술을 마시면 막차로 가는 곳이 '노랑 다쿠안'이 아니면 바로 여기 '삭'이다.
이 날은 간만에 이혜림과 둘이 의견이 일치해서 삭에 오기로 했다.
떡볶이와 맥주가 잘 어울린다고 처음 느꼈던 가게가 바로 여기 삭이다.
전에 홍대에 있는 길모퉁이 차차에서 맥주와 떡볶이를 처음 접했었지만, 맥주에서 하수구 냄새가 났었기에 둘은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여기에 와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삭에서 마시는 맥주는 회전률이 좋아서 그런지 신선하다.
요즈음 워낙 괜찮은 맥주들을 마시다보니 좋아하던 골든라거도 그냥 별 감흥없게 느껴지지만, 기분 탓인지 이 가게에서 마시는 건 괜찮다.
탄산이 강한 게 떡볶이랑 튀김에 잘 어울린다고 느껴지는 것 같다.

이혜림과는 그동안 왠만해서는 식성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날 하나 차이가 나는 걸 발견했다.
떡볶이는 오래 되어 걸죽한 게 맛있다고 생각하는 나와, 그 반대로 바로 만들어서 깔끔한 게 맛있다는 이혜림과의 엇갈린 취향을 2천일이 넘어서야 알게되었다.
아, 그래서 이혜림이 그렇게 국물 떡볶이를 좋아했었구나...
여튼, 이날은 찐득한 떡볶이라서 나는 신나서 튀김을 찍어 먹었다.

튀김은 5개를 주문했다.
떡볶이 1인분에 튀김 5가 세트라서...
분식으로 먹는 튀김은 아무래도 김말이가 맛있다고 생각을 하며 주문했다.
이 가게 김말이는 낏잎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맛있다.
늘 그렇듯이 만족감을 느끼며 자리를 일어섰다.
식 후에는 학교 운동장에 가서 이야기를 하며 간만에 여유롭게 동네 산책하는 기분으로 놀았다.

입추는 지났지만 아직도 여름같은 날씨라서 참 더웠다.
이혜림을 집으로 보내주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려서 맥플로트를 마셨다.
블루베리가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날 먹어보니 자몽도 괜찮았다.
쿨피스같은 맛이 살짝 나면서 암바사 맛이 나는 게 내 입에 잘 맞았다.
모스버거에서 파는 메론 크림소다를 필적할만한 거라서 요즈음 자주 사마시는 것 같다.
일본 다녀와서 피곤함이 남아있었는데 그래도 오늘은 즐거운 하루를 보내서 참 행복했다.

덧글

  • 2014/08/25 10:1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회색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