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231 벌써 1년 ① - 고엔

2009년의 마지막날인 오늘 밤을 홍대에서 보냈다.
종치는 데 가는 것도 꺼려지고 파티 하는 것도 그다지 끌리지 않았을 뿐더러 왠지 새해의 시작을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었기에..(순전히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더군다나 이 날은 특별한 날이다.

작년 12월 31일에 이혜림을 처음 만났다.
남들한테 이 날 만났다는 이야기 해주면 보신각 가서 서로 급해서 눈 맞았냐고 물어보지만 절대 아님..
우린 보신각이 아닌 홍대에서 만났다.(물론 급해서 눈 맞은 것도 아님..-_ -;;)
여튼 여튼, 우리는 그때 갔던 곳을 똑같이 가기로 약속 했다.

작년에 홍대역 5번 출구 에서 만나서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는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원래 걸음이 빨랐던 이유도 있었고 날도 추웠기에 '고엔'까지 금방 갔다.
올해도 역시나 엄청 추워서 고엔까지 순식간에 왔다.

작년에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앉아서 그때 먹었던 메뉴를 그대로 먹고자 '좋겠다'와 '홍월'을 주문하려 했으나 더이상 홍월이 안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좋겠다'만 2개를 주문했다.

그때는 사람도 많이 있었는데 오늘은 우리를 포함하여 두테이블만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 곳에 겨울에만 왔다.
작년 겨울에는 상수동을 정말 많이 다녔는데 요즈음은 이상하게 이 동네에 거의 오지 않게 되어서 그런지 정말 오랜만에 온 것 같다.

이혜림은 처음 만날때와 같은 의상을 착용하고 나왔다.
그러나 나는 너무 추워서 패딩을 입는 바람에 그때와 다르게 입고 나왔다.
특히나 이태원에는 절대 입고 가서는 안되는 number (n)ine의 'fuck you!' 후디를 입고 갔다.
예전에 이혜림이 내가 이 옷과 붙는 청바지를 입은 것을 처음으로 보았을 당시에 상당한 컬쳐쇼크를 받았다고 했다.

1년 사이에 많은 게 변했다.
이혜림은 처음에 나한테 이렇게 까불지도 않았는데.. ㅉㅉㅉ
한번 혼줄을 내줘야할 것 같다고 마음먹지만 도리어 결국엔 내가 혼줄나고야 만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놀고 있으니 주문한 게 나왔다.
한동안 여기 자주 왔을 때는 이 맛에 사로잡혀 집에서도 숙주나물을 볶아서 야끼만두와 같이 먹곤 했다.
근데 요즈음엔 만사가 귀찮고 나태해져서 컵라면에 물 붓는 것 마저도 힘들다.

근데 간만에 먹어서 그런건지 상당히 느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야끼만두보다 물만두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하고는 피식 웃기도 하고, 흥분해서 화내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며 지난 1년을 되새겨보았다.
어느해나 마찬가지였지만 정말 다사다난했던 2009년 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는 작년과 똑같은 곳으로 차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덧글

  • hy 2010/01/01 14:42 #

    아, 멋진 남자이심.
  • 블루싸인 2010/01/01 20:24 #

    캄사합니다.
    근데 이 글을 본 여자친구가 말하길, 호영씨가 저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하더라구요 ㅠㅠ
    제 생각엔 여자친구가 절 잘 몰라서 이런 말 한 것 같은데... -_ -;;
  • hy 2010/01/01 20:26 #

    저는 멋진 남자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블루싸인 2010/01/01 20:27 #

    여자친구가 이걸 봐야 하는데..

    호영씨도 멋진 남성임에 틀림 없습니다.헤헤헤..
  • 카이º 2010/01/04 22:07 #

    고엔교자도 맛나고 저 집은 두부가 참 맛나보여요 ㅠㅠ
  • 블루싸인 2010/01/04 22:24 #

    앗.. 두부 요리는 한번 도 못 먹어 봤는데
    맥주와 함께 한번 먹어봐야 겠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회색 트위터

페이스북